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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자집/사서집주

[맹자] 양上-2. 백성과 함께 즐거워 한다(與民偕樂)

by 衍坡 2018. 6. 2.

양혜왕장구上 (2) : 여민해락(與民偕樂)

 

 

 

여민해락

 

 

孟子見梁惠王, 王立於沼上, 顧鴻鴈麋鹿曰: “賢者亦樂此乎?”

맹자가 양혜왕을 뵈었다. 왕은 연못가에 서서 기러기와 사슴을 둘러보며 말했다.

“어진 자도 이런 것들을 즐거워합니까?”

 

沼, 池也. 鴻, 鴈之大者. 麋, 鹿之大者.

‘沼’는 연못이다. ‘鴻’은 큰 기러기를 말한다. ‘麋’는 큰 사슴을 말한다.

 

 

孟子對曰: “賢者而後樂此. 不賢者, 雖有此, 不樂也.”

맹자가 대답하여 말했다.

“어진 자여야 이러한 것들을 즐거워할 수 있습니다. 어질지 못한 자는 비록 이러한 것들을 가져도 즐거워할 수 없습니다.

 

此一章之大指

이것은 한 장의 큰 요지이다.

 

 

詩云: ‘經始靈臺, 經之營之, 庶民攻之, 不日成之. 經始勿亟, 庶民子來. 王在靈囿, 麀鹿攸伏, 麀鹿濯濯, 白鳥鶴鶴. 王在靈沼, 於牣魚躍.’ 文王以民力爲臺爲沼, 而民歡樂之, 謂其臺曰靈臺, 謂其沼曰靈沼, 樂其有麋鹿魚鱉. 古之人, 與民偕樂, 故能樂也.

『시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영대(靈臺)를 구상하여 공사를 시작하셔서 계획을 세우고 건물을 지으시네. 서민들이 지으니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이루어졌네. 공사를 계획해 시작하실 적에 서두르지 못하게 하셨지만 서민들은 자식이 부모 일에 달려오듯 하네. 왕께서 영유(靈囿)에 계시니 사슴은 그 자리에 엎드려 있네. 암사슴은 반질반질 윤이 흐르고 백조는 희고 희구나. 왕께서 영소(靈沼)에 계시니 아! 물고기 가득히 뛰노는구나.’ 문왕께서 백성의 힘으로 누대를 짓고 연못을 만드셨지만, 백성들이 그것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 누대를 ‘영대’라 하고 연못을 ‘영소’라고 하여 그곳에 사슴과 물고기와 자라가 있는 것을 즐거워하였습니다. 옛 사람들은 백성과 함께 즐거워하였으므로 그러한 것들을 즐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此引詩而釋之, 以明賢者而後樂此之意. 詩, 大雅靈臺之篇. 經, 量度也. 靈臺, 文王臺名也. 營, 謀爲也. 攻, 治也. 不日, 不終日也. 亟, 速也, 言文王戒以勿亟也. 子來, 如子來趨父事也. 靈囿、靈沼, 臺下有囿, 囿中有沼也. 麀, 牝鹿也, 伏, 安其所, 不驚動也. 濯濯, 肥澤貌, 鶴鶴, 潔白貌. 於, 歎美辭. 牣, 滿也. 孟子言: ‘文王雖用民力, 而民反歡樂之, 旣加以美名, 而又樂其所有, 蓋由文王能愛其民, 故民樂其樂, 而文王亦得以享其樂也.’

이것은 시를 인용하고 해석하여 ‘현자라야 이러한 것들을 즐거워할 수 있습니다’의 뜻을 밝힌 것이다. 시는 「대아」의 영대편이다. ‘經’(경)은 측량한다는 뜻이다. 영대(靈臺)는 문왕의 누대 이름이다. ‘營’(영)은 계획하여 짓는다는 뜻이다. ‘攻’(공)은 다스린다는 뜻이다. ‘不日’(불일)은 하루가 지나지 않은 것이다. ‘亟’(극)은 서두른다는 뜻이니 문왕이 서두르지 말라고 경계했음을 말한 것이다. ‘子來’(자래)는 아들이 아버지의 일에 달려오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영유(靈囿)와 영소(靈沼)는 누대 아래에 있는 동산과 그 동산 안에 있는 연못이다. ‘麀’(우)는 암사슴이다. ‘伏’(복)은 제자리에 편안하게 있어서 놀라지 않는 것이다. ‘濯濯’(탁탁)은 살찌고 윤택한 모양이다. ‘鶴鶴’(학학)은 깨끗하고 흰 모양이다. ‘於’(오)는 탄미하는 말이다. ‘牣’(인)은 가득하다는 뜻이다. 맹자는 이렇게 말한 것이다. ‘문왕이 비록 백성의 힘을 이용하셨지만 백성이 도리어 기뻐하고 좋아하여 아름다운 이름을 붙였고 또한 그가 소유함을 즐거워하였습니다. 문왕은 그 백성을 능히 사랑했기 때문에 백성도 그의 즐거움을 즐거워하고 문왕 역시 그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湯誓曰: ‘時日害喪? 予及女偕亡,' 民欲與之偕亡, 雖有臺池鳥獸, 豈能獨樂哉?”

『탕서』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이 해는 언제 사라지려는고? 내가 너와 함께 망하리라.’ 백성이 그와 함께 망하고자 한다면 비록 누대와 연못, 새와 짐승을 가졌더라도 어찌 홀로 즐거워할 수 있겠습니까?”

 

 此引書而釋之, 以明不賢者雖有此不樂之意也. 湯誓, 商書篇名. 時, 是也. 日, 指夏桀. 害, 何也. 桀嘗自言吾有天下, 如天之有日, 日亡吾乃亡耳. 民怨其虐, 故因其自言, 而目之曰: ‘此日何時亡乎? 若亡則我寧與之俱亡.’ 蓋欲其亡之甚也. 孟子引此, 以明君獨樂而不恤其民, 則民怨之, 而不能保其樂也.

이는 『상서』를 인용하고 풀이하여 ‘어질지 못한 자는 비록 이러한 것들을 가져도 즐거워할 수 없다’고 한 뜻을 밝힌 것이다. 「탕서」는 『상서』의 편명이다. ‘時’(시)는 ‘이것’이라는 뜻이다. ‘日’(일)은 하나라 걸왕을 가리킨다. ‘害’(갈)은 ‘언제’라는 뜻이다. 걸은 일찍이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천하를 가진 것은 하늘이 해를 가진 것과 같으니 해가 없어져야만 내가 망한다’고 했다. 백성이 그의 포학함을 원망했으므로 그의 말을 가져다가 그를 가리켜서 ‘이 해는 언제 사라지려는가? 만일 사라진다면 내가 차라리 그와 함께 망하리라’라고 한 것이다. 이것은 그를 망하게 하려는 뜻이 심한 것이다. 맹자는 이것을 인용하여 ‘임금이 홀로 즐거워하고 백성을 구휼하지 않으면 백성이 원망하여 그 즐거움을 보존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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