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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유시민 백설공주. 예전에 누군가 그 줄임말의 뜻을 "백방으로 설쳐대는 공포의 주둥아리"라고 풀이해준 적이 있다. 한참을 잊고 있다가 유시민을 보고 그 말이 생각났다. 문재인 정부 때부터 유시민이 엉터리라고 생각했다. "어용 지식인"을 자처한 그는 썰전 같은 방송에서 늘 정부 정책의 낙관적인 미래를 전제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기 바빴다. 그때 그가 떠들었던 이야기 중에 지금 와서 들어맞은 게 몇 가지나 되나. 그런 자가 이제 와서 '절대 권력은 부패한다'느니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느니 말하는 것을 보니 염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이라면 염치가 있어야 한다. 유시민은 대통령이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선동하려고 왕정을 운운한 것 같은데, 왕정과 여당 대표가 서로 어울리는 단어인가? 유시민의 말은 '사이비(似而.. 2026. 8. 27.
무제 매일매일 죽고 싶지만, 꾸역꾸역 살아낸다. 버티면 살아지기 마련이다. 2026. 8. 25.
정체성 정치 사상사를 연구하겠다고 학위 과정을 시작했지만 나는 결국 연구 대상으로 '사상가' 대신 '관료'를 택했다. 그 관료는 심오한 진리와 지식을 탐구한 적도 없고, 그럴 듯한 학술적인 저작을 남긴 적도 없다. 그러니 당연히 사상가의 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단지 자신이 살았던 환경 속에서 '관료'로서 주어진 과제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결국 나의 선택은 치열한 담론장의 주인공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 곰곰히 생각했다. 나는 왜 '사상가'가 아닌 '관료'를 논문 주제로 택했을까. 그런 선택을 한 가장 근본적인 동인은 역시 '사상'의 효용에 대한 회의감이었다. 그동안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지닌 사상의 '내용'이 무엇일까를 물어왔다. 그 사람이 어떤 사상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2026. 7. 15.
청년의 보수화? 이른바 '진보진영'을 비판하는 어느 인터넷 글을 읽었다. 지금 보수화되었다는 1020+30초반 세대는 헌정사상 가장 진보적인 세대라는 386세대와 그에 근접한 세대의 자식 세대입니다. 가장 '진보적인 세대'의 자식 세대들이 자라서 그 세대 보기에 가장 '극우화된 세대'가 된 셈인데, 여러분이 그렇게 키우진 않았을 거 아닙니까? 그리고 그 진보적인 세대가 시행했던 성중립·페미니즘 등을 공교육으로 받았던 세대가 지금 젊은 남성입니다. 그런데 그런 교육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세대 보다 더 페미니즘에 반감을 가진 세대가 되었습니다. 원인을 인터넷 사이트 따위나 정치권 공작에서 찾으려 들지 말고 그냥 스스로를 돌아보셔야 합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민주당 지지하는 4050세대를 ‘진보대학생‘이라며 경멸합니다... 2026. 6. 7.
일상 좌절하지 않았다고 삶이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금 내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 것은 사실이고, 일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은 종종 나를 힘들게 한다. 그럼에도 절망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내 일상에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20년 전에 어느 선생님이 "인생은 장기전"이라고 조언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 시절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지만, 지금은 그것이 무슨 말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일희일비할 것도 없다. 나는 맹자의 이 말을 가장 좋아한다. "천하의 너른 집인 인(仁)에 거처하고, 천하의 바른 자리인 예(禮)에 서며, 천하의 가장 큰 길인 의(義)를 행하여 뜻을 얻으면 백성과 함께 그것을 행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한다. 그.. 2026. 5. 15.
마음 몸은 성인이지만 마음은 전혀 성장하지 못한 채 유치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적지는 않은 편인데, 나는 대개 그런 사람들을 돌보고 그들의 욕구를 헤아리는 역할에 익숙하게 살아왔다. 그런 '어른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내 인생을 얼마나 힘들게 해왔는지 모른다. 정작 그들은 자신이 받는 것들을 고마워하지도 만족하지도 않는다. 선을 넘는 행동들로 나를 화나게 할 때도 많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고민하고 마음 고생했던 날들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굳이 그들의 무례함을 인내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떠넘긴 그들의 욕구와 감정을 떠안고 싶지도 않다. 그들이 무엇을 하든지 말든지 더 이상 마음 쓸 필요도 없고, 그런 관계들에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나.. 2026. 4. 25.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책을 읽다가 위로를 받는 건 꽤 오랜만이다.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은 내 자신과 주변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책 이름이 긴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이 책을 읽다가 생각했다. 나는 일상에서 왜 정서적으로 미숙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마음을 주고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것일까? 썩 내키지는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굳이 이성과 감정으로 나눈다면, 정서적으로 미숙한 어른들은 대개 '감정'의 영역이 유아적인 상태에 머무는 사람들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저자는 이 미성숙함의 지표로 여러 가지를 들었는데, 내 눈에 들어왔던 부분들은 이런 것들이다.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감정이 둔하다: 공감 능력 장애는 감정적인 공유나 친밀함의 회피와 마찬가지로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사람들의 주된 .. 2026. 2. 6.
조선 후기 노비의 문서 생활과 노-주 관계 김경숙, 2023, 조선 후기 노비의 문서 생활과 노-주 관계, 한국사론 69 1. 머리말(1) 문제의식: 조선시대 노비상의 재검토“법제적으로 엄격한 위계 질서 하에서 노비의 일상 생활은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또한 노-주 관계가 아닌 노비와 일반 사람과의 관계 즉 凡人 사이의 관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양자가 통합적으로 비교 검토되어야 노비의 신분층으로서의 특성이 균형감 있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노비들이 공적인 문서에서 이중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었음을 밝히고, 조선후기 사회에서 노비가 자신을 대변하는 방식이 단색적이지 않고 법적 주체성을 지녔음을 확인하고자 한다.”(2) 방법매매문기에 표기된 노비 서명 방식의 검토소송 문서를 통해 노-주 소송과 노비-범인 소송의 관계 검토 2. 노비의 문서 .. 2025. 8. 6.
내재적 발전론=민족주의 역사학? 최근에 나온 어느 논문을 읽으려고 펴들었는데, 첫 문단에서부터 서술이 거칠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한국사에 있어 외부 세계와의 교류는 언제나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근대 시기에 겪었던 서구 제국주의와의 접촉, 일본에 의한 식민지 경험 등은 한국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과거에 대한 부정적 기억을 갖게 하였다. 역사학계에서 현재까지도 여전히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럽 중심주의(Euro-centrism), 오리엔탈리즘 등에 기반한 역사담론들의 출현과 존재는 이러한 상황을 악화하였다. 이러한 부정적 요소들 중에서도 한국의 문화를 후진적이고 停滯적인 것으로 정의하던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사학은 해방 이후 한국사 연구자들에게 있어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사회적, 경제적 ‘발전’이 무엇.. 2025. 7. 30.
Everyday Authoritarianism in North Korea 2023.05.26 군 복무 시절에 본 탈북자들은 늘 북한 체제의 경직성과 폭력성을 강조했지만, 그들의 구구절절한 '간증'에 별로 설득되지 않았다. 나는 분명히 북한 체제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증언만으로는 그런 거칠고 야만적인 체제가 어떻게 그토록 긴 시간 동안 유지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기본적으로 국가는 '공권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폭력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왕조 국가만이 아니라 근대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시민 사회가 국가의 폭력을 최대한 제약하기 위한 장치들을 고민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렇긴 하지만 그 어떤 국가도 폭력과 통제만으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존속을 담보할 수 없다. 그것은 북한 체제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북한 체제의.. 2025. 7. 24.
〈계몽영화〉, 20세기 한국의 자화상 작품의 제목은 〈계몽영화〉다. '비상계엄 덕에 계몽되었다'는 한심한 말이 흘러다니는 세상에서 '계몽'이라는 말이 참 구닥다리 같은 느낌을 주지만, 2010년에 개봉한 이 독립영화는 제목과는 달리 꽤 세련되고 훌륭한 작품이다. 이 작품을 처음 본 것은 대학생 때였지만, 십 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이 영화가 종종 생각난다. 관람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 영화가 종종 생각나는 것은 20세기 한국 사회의 저변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서 그런 것 같다. 영화의 시놉시스 역시 이 작품의 방향을 짐작케 한다. 오랜 병환에 시달렸던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모인 가족들.예정된 죽음 앞에서 그들은 각자 다른 아버지와의 기억을 소환하는데...아버지 학송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모인 정씨 집안 가족들. 이 땅에서 .. 2025. 7. 23.
사대부 황윤석의 체면 18세기 호남 지식인 황윤석의 『이재난고』에서 눈에 들어오는 대목이 있었다. 진태(震泰), 오금(五金), 김성빈(金聖彬) 세 숙질을 불러서 이사하겠다는 뜻을 알리고는 말했다. "내가 이제 너희와 헤어지게 되었으니 마음이 매우 아쉽다. 좌랑(佐郞) 송(宋) 나으리가 원래 우리 집에 갚아야 할 빚 4냥이 있는데, 너희들이 그것을 찾아 쓰도록 해라. 이로써 내 마음을 드러내려 한다." 그들 무리는 무례(無禮)하고 무정(無情)하여 내가 돈 없는 것을 싫어했지만, 사대부가 아랫사람의 무리를 대하는 도리는 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조 46년 7월 28일)○招震泰五金聖彬三叔姪 諭以移寓之意 且曰 吾今離汝 心甚缺然 宋佐郞進賜元有吾家當償錢四兩 爾其覓用 以表我意 盖渠輩 無禮無情 厭我無錢 而士大夫 待下輩之道 不可薄.. 2025.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