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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자집/사서집주

[맹자] 양上-1.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何必曰利)

by 衍坡 2018. 4. 25.

양혜왕장구上 (1) : 하필왈리(何必曰利)

 

 

 

맹자

 

 

 

孟子見梁惠王.

맹자가 양혜왕을 뵈었다.

 

梁惠王, 魏侯罃也. 都大梁, 僭稱王, 溢曰惠. 史記惠王三十五年, 卑禮厚幣, 以招賢者, 而孟軻至梁.

양혜왕은위(魏)제후영(罃)이다.대량(大梁)에도읍을정하고왕을참칭했다.시호는‘惠’(혜)다.『사기』에따르면,예(禮)를낮추고예물을후하게보내현자를초빙하여맹가가양[大梁]에이르렀다고한다.

 

 

王曰: “叟不遠千里而來, 亦將有以利吾國乎?”

왕이 말했다.

“어르신께서 천릿길을 멀다 여기지 않으시고 오셨는데,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롭게 하실 수 있겠습니까?”

 

叟, 長老之稱. 王所謂利蓋富國彊兵之類

‘叟’(수)는 장로(長老)를 일컫는 말이다. 왕이 말하는 ‘利’(이)는 부국강병 같은 부류인 듯하다.

 

 

孟子對曰: “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

맹자가 대답했다.

“왕께서는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오직 인(仁)과 의(義)가 있을 뿐입니다.

 

仁者, 心之德, 愛之理, 義者, 心之制, ̖事之宜也. 此二句乃一章之大指, 下文乃詳言之. 後多放此.

인(仁)은 마음의 덕이자 사랑의 원리다. 의(義)는 마음의 절제이자 일의 적절함이다. 이 두 구절은 한 장의 큰 요지이고, 아래의 문장은 그것을 상세하게 말한 것이다. 뒤에 이와 비슷한 것이 많다.

 

 

王曰: ‘何以利吾國?’ 大夫曰: ‘何以利吾家?’ 士庶人曰: ‘何以利吾身?’ 上下交征利, 而國危矣. 萬乘之國, 弑其君者, 必千乘之家, 千乘之國, 弑其君者, 必百乘之家. 萬取千焉, 千取百焉, 不爲不多矣. 苟爲後義而先利, 不奪不饜.

왕께서 자기 나라를 어떻게 이롭게 할까를 궁리하시면 대부(大夫)는 자기 집안을 어떻게 이롭게 할까를 궁리하고 사(士)와 서인(庶人)은 어떻게 자기 몸을 이롭게 할까를 궁리할 것이니,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이익을 취하다가 나라가 위태로워집니다. 만승(萬乘)의 나라에서 그 군주를 시해하는 자는 틀림없이 천승(千乘)의 집안이고, 천승의 나라에서 그 군주를 시해하는 자는 틀림없이 백승(百乘)의 집안입니다. 만(萬)에서 천(千)을 취하고, 천(千)에서 백(百)을 취하는 것은 많지 않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의(義)를 뒷전으로 하고 이익을 앞세운다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것을] 모두 빼앗지 않고는 만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此言求利之害, 以明上文何必曰利之意也. 征, 取也. 上取乎下, 下取乎上, 故曰交征. 國危, 謂將有弑奪之禍. 乘, 車數也. 萬乘之國者, 天子畿內地方千里, 出車萬乘. 千乘之家者, 天子之公卿采地方百里, 出車千乘也. 千乘之國, 諸侯之國, 百乘之家, 諸侯之大夫也. 弑, 下殺上也. 饜, 足也. 言臣之於君, 每十分而取其一分, 亦已多矣, 若又以義爲後而以利爲先, 則不弑其君而盡奪之, 其心未肯以爲足也.

이는 이익을 추구하는 것의 해로움을 말하여 앞문장인 “何必曰利”[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의 의미를 밝힌 것이다. ‘征’(정)은 취한다는 뜻이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서 이익을 취하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서 이익을 취하므로 ‘交征’[서로 취한다]고 한 것이다. ‘國危’(국위)는 윗사람을 시해하고 이익을 빼앗는 재앙[弑奪之禍]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乘’(승)은 병거(兵車)의 수다. 만승의 나라는 천자의 기내(畿內) 사방 천리인데, 수레 만승을 낸다. 천승의 집안은 천자의 공경(公卿)이 가진 식읍 사방 백리인데, 수레 천승을 낸다. 천승의 나라는 제후의 나라이고, 백승의 집안은 제후의 대부다. ‘弑’(시)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살해하는 것이다. ‘饜’(염)은 만족한다는 뜻이다. ‘신하가 임금에게서 매번 [이익을] 열로 나누어 그중 하나를 취하는 것도 이미 많은데, 만약 의를 뒷전으로 여기고 이익을 우선시하면 자신의 군주를 시해하여 모두 빼앗지 않고는 그의 마음이 기꺼이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未有仁而遺其親者也, 未有義而後其君者也.

어질면서[仁] 자신의 부모를 버리는 사람이 지금껏 없었고, 의로우면서[義] 자신의 임금을 뒷전으로 하는 사람이 지금껏 없었습니다.

 

此言仁義未嘗不利, 以明上文亦有仁義而已之意也. 遺, 猶棄也. 後, 不急也. 言仁者必愛其親, 義者必急其君, 故人君躬行仁義, 而無求利之心, 則其下化之, 自親戴於己也.

이는 인의(仁義)가 이롭지 않은 적이 없음을 말하여 앞문장 “亦有仁義而已”[인과 의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한 의미를 밝힌 것이다. ‘遺’(유)는 ‘棄’(기: 버리다)와 같다. ‘後’(후)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어진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부모를 사랑하고 의로운 사람은 자신의 군주를 반드시 긴요하게 생각하니, 임금이 몸소 인의(仁義)를 실천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을 먹지 않는다면 아랫사람들이 교화되어 자연히 자신에게 [윗사람을] 가까이 하고 [군주를] 떠받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하 문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조금 모호하다. “人君躬行仁義, 而無求利之心, 則其下化之, 自親戴於己也.” 특히 모호한 부분은 “自親戴於己也”라는 부분이다. 하지만 세주(細注)의 내용으로 볼 때 아랫사람들이 군주와 윗사람을 떠받들게 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인의(仁義)는 사람의 마음이 본래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임금이 몸소 인의를 실천해서 감화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을 먹자 않고 인도한다면 사람 마음의 고유한 것들이 일어나서 자연히 임금을 존경하고 윗사람을 가까이할 것이다” 

 

 

王亦曰仁義而已矣, 何必曰利?”

왕께서는 인의(仁義)를 말씀하실 것이지 하필이면 이로움을 말씀하십니까?”

 

重言之, 以結上文兩節之意.

거듭 말하여 앞 문장 두 구절의 뜻을 매듭지은 것이다.

 

○此章言仁義根於人心之固有, 天理之公也, 利心生於物我之相形, 人欲之私也. 循天理則不求利而自無不利, 殉人欲則求利未得而害已隨之, 所謂毫釐之差, 千里之繆. 此孟子之書所以造端託始之深意, 學者所宜精察而明辨也.

이 장은 이런 것을 말한 것이다. ‘인의(仁義)는 사람의 마음이 본래 가지고 있는 것에 근거하므로 천리(天理)의 공(公)이지다.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은 나와 타자를 서로 구분하는 데서 생겨나므로 인욕(人欲)의 사(私)다. 천리를 따르면 이익을 추구하지 않아도 자연히 이롭지 않음이 없지만 인욕을 따르면 이익을 추구하여도 얻지 못하고 해악이 따르게 되니 「털끝만한 작은 차이가 천리나 어긋나게 만든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맹자』라는 책이 단서를 만들어 시작을 의탁한 깊은 생각이다. 배우는 자들은 정밀하게 살피고 분명하게 분별해야 한다.

 

○太史公曰: “余讀孟子書, 至梁惠王問何以利吾國, 未嘗不廢書而歎也. 曰嗟乎! 利誠亂之始也. 夫子罕言利, 常防其源也, 故曰: ‘放於利而行, 多怨.’ 自天子以至於庶人, 好利之弊, 何以異哉!” 程子曰: “君子未嘗不欲利, 但專以利爲心則有害. 惟仁義則不求利而未嘗不利也. 當是之時, 天下之人, 惟利是求, 而不復知有仁義. 故孟子言仁義, 而不言利, 所以拔本塞源而救其弊, 此聖賢之心也.

태사공(사마천)이 말했다.

“내가 『맹자』를 읽다가 양혜왕이 ‘어떻게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책을 덮고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아! 이익[利]은 진실로 혼란의 시작이다. 공자[夫子]께서는 이익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드물게 하여 항상 그 근원을 막았다. 그래서 ‘이익에 따라서 행동하면 원망을 많이 사게 된다’고 한 것이다.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이익을 좋아하는 폐해가 어찌 다르겠는가?”

정자(程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이익을 바라지 않은 적이 없다. 다만 오로지 이익만 마음에 두면 해악이 생긴다. 인의(仁義)를 마음에 두면 이익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이롭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이 당시에 온 세상 사람들이 이익만을 추구하고 인의(仁義)가 있다는 것을 다시는 알지 못했다. 그러므로 맹자가 인의를 말하고 이익을 말하지 않은 것은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이익만을 좇는 폐단을 구제하려고 한 것이다. 이것은 성현(聖賢)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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