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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명철보신3

평론가 천하람 비판 천하람의 토론을 듣다보면 아쉬울 때가 있다. 그의 논점은 대개 원론적인 이야기에 머물 때가 많다. 현안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있고, 심지어 어느 때에는 특정한 사회 이슈의 본질을 전후의 맥락 안에서 읽어내는 역량도 취약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예컨대, 얼마 전 MBC의 '100분 토론'에서 저출산 문제를 젠더 갈등과 연결 짓는 것을 보고 내 이목을 의심했다(아래 영상 25분 37초부터). 정확한 사실 관계와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해야지, 인과 관계가 불명확한 두 사안을 연결 짓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굳이 TV토론까지 나와서 저런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문제 진단 자체가 형편 없는데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겠나? 25분 37초 이후이번에 KBS의 '더.. 2023. 4. 21.
MBC 계약직 아나운서 고용 분쟁에 관한 단상 MBC 계약직 아나운서 고용 분쟁에 관한 단상 2019.07.22. 1. MBC 아나운서는 왜 계약직 아나운서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가? “이제 어떻게든 MBC에 다시 들어와야겠다며 몸부림치는 너희의 모습이, 더이상 안쓰럽게만 느껴지지는 않는구나.” MBC 아나운서 손정은 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긴 글의 한 구절이다. 그는 밤새 고민한 끝에 어렵게 글을 썼다고 한다. 수신자는 MBC와 고용 문제를 두고 분쟁을 겪고 있는 계약직 아나운서들이었다. 그들이 MBC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한 직후의 일이었다. 손정은 아나운서의 편지는 기사화되어 빠르게 퍼져나갔다. 네티즌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편에서는 계약직 아나운서에게, 다른 한편에서는 손정은 아나운서에게 거친 비난.. 2019. 7. 22.
대학에 역사학과가 대체 왜 필요한가? 대학에 역사학과가 대체 왜 필요한가? 2018.03.11. 한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했다. 본래 졸업을 하고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었다. 막상 대학을 떠나고 보니 대학원의 문턱을 넘는 일이 진정 가치 있고 행복한 일인가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그 의구심은 곧 무엇을 하며 살아야할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으로 이어졌다. 막상 내 자신이 갖춘 조건들을 따져가는 과정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공과 상관없는 회사에 입사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거나, 숱한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그러나 지금 당장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돌이켜보면 대학을 다니는 동안 나름대로 성실하게 공부했다. 내가 속했던 학과의 공식적인 교육 목표는 “한국사에 .. 2018.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