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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자집/고문진보

도연명 -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

by 衍坡 2018. 4. 13.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



도잠(도연명)



先生不知何許人, 亦不詳其姓字. 宅邊有五柳樹, 因以爲號焉. 

선생은 어디 사람인지 알 수 없고 성과 자(字)도 자세하지 않다. 집 주변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있어서 이것으로 호(號)를 삼았다.



閑靖少言, 不慕榮利. 好讀書, 不求甚解, 每有意會, 便欣然忘食.

한가롭고 조용하여 말수는 적었고, 영리를 탐하지 않았다. 책읽기를 좋아했으나 깊이 있는 이해를 추구하지는 않았고, 매번 뜻이 맞는 부분이 있으면 곧 흔연히 기뻐하여 밥을 먹는 것도 잊어버렸다.


ㆍ意會(의회): 뜻이 맞음



性嗜酒, 家貧不能常得. 親舊知其如此, 或置酒而招之, 造飮輒盡, 期在必醉, 旣醉而退, 曾不吝情去留.

천성은 술을 좋아했지만 집이 가난하여 술을 항상 구할 수는 없었다. 친구가 이와 같음을 알고 혹 술자리를 열어서 그를 부르면, 술자리에 나아가서 번번이 다 마셔버리고 취하기를 기약하여 취한 뒤에 돌아갔는데, 일찍이 떠나고 머무르는 데 미련을 두지 않았다.


ㆍ吝情(인정): 마음속에 아쉬움이 있음, 즉 미련이 남음



環堵蕭然, 不蔽風日, 短褐穿結, 簞瓢屢空, 晏如也.

좁은 집은 텅 비고 적적하여 바람과 해를 가리지 못했다. 거친 베옷을 입고 구멍이 나거든 기워 입었다. 대나무 밥그릇과 물 담는 표주박은 자주 비었지만 태연했다.


ㆍ環堵(환도): 매우 작은 집

ㆍ蕭然(소연): 휑하고 적적한 모양

ㆍ短褐(단갈): 거친 헝겊으로 만든 짧은 옷

ㆍ穿結(천결): 떨어진 옷을 꿰맴

ㆍ晏如(안여):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하지 아니하고 차분하고 침착함



常(嘗)著文章自娛, 頗示己志, 忘懷得失, 以此自終.

일찍이 문장을 짓고 스스로 즐거워하여 자못 자신의 뜻을 보이고 득실(得失)을 생각하는 것을 잊어버려 이렇게 일생을 마쳤다.



贊曰: “黔婁有言, ‘不戚戚於貧賤, 不汲汲於富貴.’ 極其言, 玆若人之儔乎! 酣觴賦詩, 以樂其志, 無懷氏之民歟? 葛天氏之民歟?”

다음과 같이 찬(贊)한다. “검루가 남긴 말에 ‘빈천함을 근심하지 않고, 부귀에 급급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 말을 지극히 하면, 이 사람과 같은 무리일 것이다. 그 말을 지극히 하면 이 사람과 같은 무리일 것이다! 술에 취해 시를 짓고 그 뜻을 즐거워하니, 무회씨의 백성인가? 갈천씨의 백성인가?”


ㆍ酣觴(감상): 술에 취함. 술을 즐김.

ㆍ賦詩(부시) : 시를 지음

ㆍ無懷氏 : 중국 고대의 제왕. 도덕으로 세상을 다스려 백성들은 모두 사욕이 없고 태평했다고 함

ㆍ葛天氏 : 중국 고대의 제왕. 교화를 펴지 않아도 교화가 이루어져 천하를 태평하게 함



도연명 오류선생

도잠(도연명 ; 365~427)

  자(字) 연명(淵明). 문 앞에 버드나무 5 그루를 심어 놓고 스스로 오류(五柳) 선생이라 칭하기도 하였다. 젊어서 면학에 전념하여 입신의 포부를 가졌으나 29세경에 비로소 주(州)의 관리로서 관직에 임했다. 그 후 13년간 지방 관계에 있었으나 입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팽택령(彭澤令)을 80일간 근무한 후 향리로 돌아갔다. 그때 전원으로 돌아갈 심경을 말한 것이 〈귀거래사(歸去來辭)〉이다. 그 후에는 심양에서 은일(隱逸)의 선비로 처세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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