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제문1 형식과 감정 사이에서 형식과 감정 사이에서 - 죽음을 애도하는 18세기 한 조선인의 제문 - 아! 며칠 전 아침 바람에 정을 따라 충문공(忠文公 : 徐命善)의 영령에 제사를 드렸다. 저 관서(關西) 지방의 들판을 일찍이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는데, 다시 경에게 술을 따르게 되었도다. 정신은 모여 있지만 장수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한 것을 애석해 하니, 강호의 한 가지 병통은 흘러가는 물처럼 멈추지 않는 것임을 어찌하랴? 아! 내가 세손으로 있을 때부터 서로 사귐이 깊어 《춘추》에서 명분과 의리를 논하였고, 피를 뿜고 간담이 파헤쳐져도 원수들과 함께 살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선왕[英祖]의 해와 달처럼 밝은 보살핌을 얻게 되었으니 이것이 어찌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 파도가 가라앉으면 돌이 드러나듯이, 그윽한 하늘을.. 2018. 4.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