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사자집/기타 자료

근사록집해 서문 (엽채 著)

by 衍坡 2019. 7. 10.

근사록집해서(近思錄集解序)
- 엽채(葉采) 著 -




2019.07.10




엽채

▲ 『근사록집해』에 실린 엽채의 서문



皇宋受命, 列聖傳德, 跨唐越漢, 上接三代統紀. 至天禧明道間, 仁深澤厚, 儒術興行. 天相斯文, 是生濂溪周子, 抽關發矇, 啓千載無傳之學. 旣伊洛二程子關中張子, 纘承羽翼, 闡而大之. 聖學湮而復明, 道統絶而復續. 猗與盛哉!


위대한 송(宋)이 천명을 받고 열성께서 덕을 전하여 당(唐)과 한(漢)을 뛰어넘어 위로는 삼대(三代)의 강기(綱紀)를 이었다. 천희(天禧: 송 진종의 연호)와 명도(明道: 송 인종의 연호) 연간에 이르러서 인택(仁澤)이 깊고 두터워서 유술(儒術)이 흥행했다. 하늘이 사문(斯文)을 도와 염계(濂溪)의 주자(周子: 주돈이)을 낳고 빗장을 열어 어리석은 이들을 깨우치고 천년동안 전하지 않던 학(學)을 열었다. 이수(伊水)와 낙수(洛水)의 두 정자(程子: 정이ㆍ정호)과 관중(關中)의 장자(張子: 장재)이 그를 이어받아 도와서 유학의 도를 밝히고 성대하게 하여 성학(聖學)이 묻혔다가 다시 밝아지고 도통(道統)이 끊겼다가 다시 이어졌다. 아, 성대하도다!


*강기(綱紀): 나라의 법과 풍속, 풍습에 대한 기율
*인택(仁澤): 은혜와 덕택을 아울러 이르는 말
*유술(儒術): 유학의 도
*사문(斯文): 이 학문, 이 도(道)라는 뜻으로, 유학의 도의나 문화를 이르는 말




中興再造, 崇儒務學, 遹遵祖武. 是以鉅儒輩出, 沿泝大原, 考合緖論. 時則朱子與呂成公, 採摭四先生之書, 條分類別, 凡十四卷, 名曰近思錄. 規模之大, 而進修有序, 綱領之要, 而節目詳明, 體用兼該, 本末殫擧. 至於闢邪說明正宗, 罔不精覈洞盡. 是則我宋之一經, 將與四子並列, 詔後學而垂無窮者也.


송이 중흥하여 나라를 다시 세워 유학을 숭상하고 학문에 힘쓰며 선조의 업적을 좇았다. 이 때문에 대유학자들이 나타나 도의 큰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서론(緖論)들을 살펴서 종합했다. 이때 주자(朱子: 주희)와 여성공(呂成公: 여조겸) 네 선생의 책에서 발췌하여 모아 조목을 나누고 종류에 따라 구별하니 모두 14권이었다. 이름은 『근사록』이라고 했다. 규모가 방대하면서도 학문을 연마하는 것[進修]에 순서를 갖추었고, 강령(綱領)이 핵심을 갖추었으면서도 절목(節目)이 상세하고 분명하며, 체(體)와 용(用)은 모두 갖추고 본(本)과 말(末)은 빠짐없이 거론했다. 사설(邪說)을 물리치고 정통을 밝히는 것으로 말한다면 정밀하게 캐물어 다 밝히지 않은 것이 없다. 이것은 우리 송의 경전이니, 사서[四子]와 나란히 후학을 가르쳐 무궁히 이어질 것이다.




嘗聞朱子曰: '四子六經之階梯, 近思錄四子之階梯.' 蓋時有遠近, 言有詳約, 不同, 學者必自近而詳者, 推求遠且約者, 斯可矣. 采年在志學, 受讀是書, 字求其訓, 句探其旨, 硏思積久, 因成集解. 其諸綱要, 悉本朱子舊註, 參以升堂記聞及諸儒辨論, 擇其精純, 刊除繁複, 以次編入. 有闕略者, 乃出臆說, 朝刪暮輯, 踰三十年, 義稍明備, 以授家庭訓習. 或者謂寒鄕晩出, 有志古學, 而旁無師友, 苟得是集觀之, 亦可刱通大義. 然後以類而推, 以觀四先生之大全, 亦近思之意云.


일전에 주자께서 “사서[四子]는 육경(六經)의 사다리이고, 근사록은 사서(四書)의 사다리이다”라고 하신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시대에는 멀고 가까움이 있고 말에는 상세하고 간략함이 있어서 같지 않겠지만, 배움은 반드시 가깝고 상세한 것에서부터 멀고 간략한 것으로 확충하여 추구해야 할 것이다. 내가 15살일 때 이 책을 받아 읽는데 글자는 그 글자 뜻을 추구하고 구절은 그 취지를 탐구했다. 연구하고 생각한 것이 오래 쌓여서 이를 바탕으로 『근사록집해』를 완성했다. 요강(要綱)은 모두 주자의 옛 주에 뿌리를 두었다. 승당기문(升堂記聞)과 유학자들의 변론을 참고하여 정밀하고 순전한 것을 골라내고 번잡하고 중복되는 것을 삭제하여 차례대로 편집하여 넣었다. 빠진 부분이 있으면 나의 억측을 드러냈는데, 아침저녁으로 줄이고 편집한 지 30년이 넘자 의미가 점차 분명하게 갖추어져 집안에 주어 익히게 하였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한미한 시골에서 뒤늦게 태어나면 옛 학문에 뜻을 두었도 곁에 사우(師友)가 없다. 이 책을 얻어서 보면 비로소 대의(大義)에 통달할 수 있다. 그런 뒤에 그것을 유추하여 네 선생의 대전(大全)을 보는 것도 ‘가까운 데서부터 생각한다’는 의미에 맞을 것이다.




淳祐戊申長至日 建安葉采謹序


순우(淳祐: 이종) 무신년(1248) 동짓날 건안의 엽채가 삼가 서술하다.




'경사자집 > 기타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치원의 시 몇 편  (0) 2018.04.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