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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16

앵콜요청금지 이야기를 나누면 다른 화제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꼭 정치 사회 이슈들을 끄집어내면서 '논리'를 운운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 여러 명 있는데, 작년부터 이 사람들을 세심하게 관찰해 왔다. 내가 내린 잠정적인 결론은 그들의 그런 태도가 일종의 '허세'라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들의 논변은 그다지 논리적이지 않을 때가 많았는데, 정작 논리의 허술함을 지적 받으면 어쩔줄 모를 때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논리"는 정말로 어떤 실체적인 사실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수단이라기보다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자신을 꽤 유능한 사람인 양 포장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그들이 감추려고 하는 약점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에 특히 약점이 있었다. 다른 사람의 처지와 .. 2025. 7. 6.
저널리즘 전통적인 저널리스트들은 유튜버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저널리스트들은 자신들이 사실을 다루는 부분에서 유튜버보다 더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엄격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김희원 한국일보 기자가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한 말은 유튜브 뉴스에 대한 직업 저널리스트의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소비자가 유튜브를 골고루 돌아다니며 정보를 습득하지 않는다. 선택적 노출은 유튜브가 더 심하다." "언론도 정파성이 있지만 유튜브는 정파성이 더 심하다.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그런데 나는 그런 인식 자체에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콘텐츠의 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는 전제 자체에 문제가 있고, 저널리스트들의 위선과 무능함에 대한 비판적·대안적 성찰이 없다는 점에서 진정.. 2025. 7. 5.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1. 졸업한 학교를 방문했다가 옛날 생각이 났는데, 이소라가 부르는 이 노래도 생각났다. 이소라가 노래를 얼마나 잘 부르는 가수인지 보여주는 영상이라고 생각한다. 2. 생각해보면, 사람도 다르고 구체적인 사안도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매번 똑같은 이유로 상처 받고 화를 낸다. 언제나 늘 그랬다. 자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자기 일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어야 내가 상처 받지 않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에게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 편이 나의 마음을 돌보는 데 훨씬 유용하다. 나를 포함해서 사람은 어지간하면 잘 변하지 않으니까. 2. 일상에서 적절하지 않게 쏟아낸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을 추적해가며 자책하는 것보다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에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되짚는 일이 좀 더 생산적.. 2025. 7. 2.
백종원의 몰락 백종원에 대한 비판은 단지 개인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재환 씨의 지적처럼 백종원과 관련된 이슈들은 한국 프랜차이즈가 가진 야만성, 한국 지자체의 무능함과 부도덕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김재환 씨의 영상을 주의 깊게 보는 것은 가맹점을 남설해서 프랜차이즈 본사만 배불리는 것을 하지 못하게 가맹사업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또 지역 토호의 잇속을 챙겨주기 바쁜 지역 축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아주 공감하기 때문이다. 김재환 씨의 문제 제기와 근거, 더본코리아의 반론들을 종합해보면 전체적으로 김재환 씨가 지적한 지적들은 매우 개연성 있다. 더본코리아의 반론은 대단히 허술하며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방어하지도 못한다. 한편으로는 백종원이 염치 없는 사람이라는 .. 2025. 7. 1.
종로 며칠 전 아주 오랜만에 종로에 갔다. 종로가 알게 모르게 참 많이 바뀌었다. 20대의 기억이 많이 묻어있는 장소다. 그러나 이제 나는 20대가 아니고, 지나가는 것들을 보내주어야 한다. 의미 있다고 생각했던 관계 중 대부분은 사실 의미 없는, 나 혼자 붙들고 있는 것들이었다. 이제 그런 무의미한 관계들도 정리한다. 지금의 내 일상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2025. 5. 14.
완벽주의 점점 무언가를 읽지도 않고 쓰지도 않게 된다. 종종 어떤 일들은 시작하지 않고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다. 그렇게 행동하는 마음을 들여다보니 결국 내가 가진 완벽주의적인 강박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책 한 권을 읽으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교열 보듯이 읽게 되니 읽는 속도도 더디고 글도 잘 읽지 않게 된다. 글을 정리하려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내 말투로 소화해서 정리를 하려고 하니 정리를 하면 시간이 많이 든다. 일을 제대로 할 게 아니라면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내가 입버릇처럼 자주 하는 말은 "그런 식으로 일할 거면 애초에 시작을 하지마"이다. 이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인 것 같다.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잘 참고 무언가를 시작하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2025. 5. 11.
백종원 ‘백종원 가맹점’ 영업 기간 3년…다른 가게들보다 훨씬 짧아(☞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유명 방송인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 산하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창업 이후 존속 기간이 평균 3년에 그친 것으로 분석v.daum.net대략 십 년 전 쯤에 종로 쪽의 "새마을식당"이라는 곳에서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다. 내 입맛에는 음식이 너무 실망스러웠고, 그 뒤로는 "새마을식당"이라는 간판을 건 점포에는 단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그때는 백종원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몰랐고, 그 식당이 백종원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의 브랜드라는 것은 당연히 알지 못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백종원이 이런저런 방송에 출연해서 유명세를 얻게 된 뒤였다.백종원이 출연해서 음식 레시.. 2024. 8. 5.
평론가 천하람 비판 천하람의 토론을 듣다보면 아쉬울 때가 있다. 그의 논점은 대개 원론적인 이야기에 머물 때가 많다. 현안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있고, 심지어 어느 때에는 특정한 사회 이슈의 본질을 전후의 맥락 안에서 읽어내는 역량도 취약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예컨대, 얼마 전 MBC의 '100분 토론'에서 저출산 문제를 젠더 갈등과 연결 짓는 것을 보고 내 이목을 의심했다(아래 영상 25분 37초부터). 정확한 사실 관계와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해야지, 인과 관계가 불명확한 두 사안을 연결 짓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굳이 TV토론까지 나와서 저런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문제 진단 자체가 형편 없는데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겠나? 25분 37초 이후이번에 KBS의 '더.. 2023. 4. 21.
MBC 계약직 아나운서 고용 분쟁에 관한 단상 MBC 계약직 아나운서 고용 분쟁에 관한 단상 2019.07.22. 1. MBC 아나운서는 왜 계약직 아나운서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가? “이제 어떻게든 MBC에 다시 들어와야겠다며 몸부림치는 너희의 모습이, 더이상 안쓰럽게만 느껴지지는 않는구나.” MBC 아나운서 손정은 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긴 글의 한 구절이다. 그는 밤새 고민한 끝에 어렵게 글을 썼다고 한다. 수신자는 MBC와 고용 문제를 두고 분쟁을 겪고 있는 계약직 아나운서들이었다. 그들이 MBC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한 직후의 일이었다. 손정은 아나운서의 편지는 기사화되어 빠르게 퍼져나갔다. 네티즌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편에서는 계약직 아나운서에게, 다른 한편에서는 손정은 아나운서에게 거친 비난.. 2019. 7. 22.
바른정당 탈당 사태에 관한 단상 바른정당 탈당 사태에 관한 단상 2017.05.03 어제 바른정당 의원 12명이 탈당계를 접수하고 홍준표를 지지했다. 진심으로 화가 난다. 내가 바른정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화를 참기 어렵다. “보수의 새 희망”을 운운하던 사람들이 고작 석 달 만에 “보수대결집”, “좌파집권 저지”를 운운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어떤 수준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절감했기 때문이다. 탈당을 선언한 그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한 대통령후보를 내버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떻게 “보수결집”일 수 있는가? 본인들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면 “좌파정권”의 등장을 막을 수 있나? 나는 회의적이라고 본다. 본인들이 자유한국당으.. 2018.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