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나누면 다른 화제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꼭 정치 사회 이슈들을 끄집어내면서 '논리'를 운운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 여러 명 있는데, 작년부터 이 사람들을 세심하게 관찰해 왔다. 내가 내린 잠정적인 결론은 그들의 그런 태도가 일종의 '허세'라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들의 논변은 그다지 논리적이지 않을 때가 많았는데, 정작 논리의 허술함을 지적 받으면 어쩔줄 모를 때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논리"는 정말로 어떤 실체적인 사실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수단이라기보다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자신을 꽤 유능한 사람인 양 포장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감추려고 하는 약점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에 특히 약점이 있었다. 다른 사람의 처지와 감정을 추론하거나 상상하는 능력이 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특히 타인과 소통하면서 정서적인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면 당황해서 침묵하거나 회피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그들이 이성과 논리를 강조하는 것도 그런 특징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런 인간상은 대개 중년 이상의 남성에게서 주로 발견되었지만, 청년 남성에게서도 없지는 않았다.
어차피 사람은 잘 변하지 않고, 내가 그들과 어떻게 적절하게 관계 맺을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다. 놓아주어야 할 관계는 이제 놓아주어야 할 필요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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