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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기/조선시대 기록 읽기

권근 -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지문

by 衍坡 2019. 9. 28.

歷代帝王混一疆理圖誌

「역대제왕혼일강리도의 지문」


권근(權近)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天下至廣也. 內自中國, 外薄四海, 不知其幾千萬里也, 約而圖之於數尺之幅, 其致詳難矣. 故爲圖者率皆踈略.

천하(天下)는 매우 넓다. 안으로는 중국(中國)에서 바깥으로는 사해(四海)에 이르기까지 몇 천만 리인지 알 수 없는데, 몇 자 되는 폭(暴)에다 줄여서 그리자니 자세한 내용을 다 담기 어렵다. 그래서 그림을 그린 것이 대개는 소략하다.



惟吳門李澤民聲敎廣被圖頗爲詳備, 而歷代帝王國都沿革, 則天台僧淸濬混一疆理圖備載焉. 

오문(吳門) 사람 이택민(李澤民)의 「성교광피도」(聲敎廣被圖)만이 매우 상세한 내용을 갖추었고, 역대 제왕의 국도(國都) 연혁은 천태종 승려 청준(淸濬)의 「혼일강리도」(混一疆理圖)에 실려있다.



建文四年夏, 左政丞上洛金公士衡,右政丞丹陽李公茂, 爕理之暇, 參究是圖, 命檢詳李薈更加詳校, 合爲一圖. 

건문 4년(1402) 여름에 좌정승 상락공(上洛公) 김사형(金士衡)과 우정승 단양공(丹陽公) 이무(李茂)가 섭리(燮理)하는 여가에 이 지도들을 연구하여 검상(檢詳) 이회(李薈)에게 더욱 상세히 교정하고 합하여 하나의 지도로 만들게 했다.


*燮理(섭리): 재상의 소임을 가리키는 표현이며, 출전은 『서경』이다.



其遼水以東及本國疆域, 澤民之圖亦多闕略. 方特增廣本國地圖, 而附以日本, 勒成新圖, 井然可觀, 誠可以不出戶而知天下也. 夫觀圖籍而知地域之遐邇, 亦爲治之一助也.

요수(遼水) 동쪽과 본국의 강역은 이택민의 지도에도 빠지거나 소략한 부분이 많다. 이제 막 특별히 본국의 지도를 증보하고 일본을 더하여 새로운 지도를 만들었는데, 정연하고 볼 만하여 정말로 문을 나서지 않고도 천하를 알 수 있다. 지도와 서적을 보고 지역의 거리[遐邇]를 알 수 있으니 통치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二公所以拳拳於此圖者, 其䂓謨局量之大可知矣. 近以不才, 承乏參贊, 以從二公之後, 樂觀此圖之成而深幸之.

두 공이 이 지도에 정성을 쏟은 데서 그들의 규모(䂓謨)와 국량(局量)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재주가 없는데도 참찬(參贊)이 되어 두 공의 뒤를 좇아 이 지도의 완성을 즐거워하며 보았으니 몹시 다행스럽다.


*承乏(승핍) : 인재가 없어서 부득이 재능이 없는 사람이 벼슬한다는 뜻으로 겸사다.



旣償吾平日講求方冊而欲觀之志, 又喜吾他日退處環堵之中而得遂其卧遊之志也. 故書此于圖之下云.

내가 평소에 전적(典籍)에서 강구하여 살펴보려고 했던 뜻을 이루었는데, 또다시 다른 날 물러나 소박한 집[環堵]에 머물며 와유(臥遊)하려는 내 뜻도 이룰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그래서 지도 아래에 이를 적는다.


*臥遊(와유): 직접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산수화나 유람기, 지도 등을 감상하면서 간접적으로 대리만족하는 것을 의미



是年秋八月日誌.

이 해 가을 8월 ○일에 기록한다. 



-  출전: 『양촌집』 권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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